◇페놀유출 계기로 낙동강 취수원 이전 재점화
인근 대규모 내륙공단 위치 오염위험 상존
구미 해평 거론…안동댐은 환경단체 선호
지난 1일 발생한 낙동강 페놀 유출 사고를 계기로 대구시와 시의회, 환경단체 일각에서 대구시민의 식수원인 낙동강 취수원 이전 주장이 다시 일고 있다. 250만 대도시 상류에 국가공단을 비롯한 대규모 산업단지가 밀집한 점을 감안, 대운하 건설과 병행해 항구적이고도 안정적인 식수원 확보를 위한 근본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것이다.
대구 매곡취수장(달성군 다사읍)의 경우, 구미·김천 등 내륙공단 하류에 곧바로 위치해 오염사고 위험에 늘 노출돼 있다. 대구시는 하루 공급 수돗물 150만t 가운데 약 74%인 111만t을 낙동강 수계 매곡취수장과 인근 강정취수장에서 끌어오고 있다.
양명모 대구시의원은 "먹는물 취수원으로부터 불과 40여㎞ 떨어진 상류에 대규모 국가공단이 밀집해 있는 것은 세계적으로도 드문 사례"라고 말했다.
양 의원은 또 "아무래도 오염이 상대적으로 심한 물은 정수 처리 비용도 더 들기 때문에 경제적으로 봐서도 옮기거나, 아니면 주요 도시를 포괄하는 광역상수원 망을 조성하는 것이 좋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대구시도 이같은 주장과 관련, 지난 2월 한국건설기술연구원에 의뢰해 낙동강 취수원의 이전 타당성을 포함한 연구 용역을 진행 중이다.
정하영 대구시상수도사업본부장은 "정확한 결과가 나와봐야 알겠지만, 적정 수량확보 등의 측면에서 반드시 이점만이 있는 것은 아닌 것으로 조사되고 있으며, 향후 대운하 계획도 변수가 되고 있다"고 밝혔다.
취수원이 이전될 경우 상류로 40여㎞ 거슬러 올라간 구미 해평지역이나 170여㎞ 떨어진 안동댐 등이 후보지로 거론된다. 특히 안동댐은 선진외국에서는 상수원으로 대부분 댐을 이용하고 있는 사례로 볼 때 환경론자들로부터 크게 선호되고 있다.
또 서울 등 수도권처럼 광역상수원망을 구축하는 것도 제안되고 있다.
반면 만만치 않은 예산 확보가 관건이 된다. 해평으로 이전할 경우 3천억원 이상, 안동댐은 1조원 이상 소요될 것으로 보고 있다. 광역상수원망은 규모에 따라 다르지만 그 이상의 예산이 필요하다.
김연수 대구시 기획관리실장은 "취수원 이전이 이상적인 방법으로 보이지만, 역시 예산을 포함한 경제성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며 "더구나 낙동강 운하 건설 방향이 어떻게 되는지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환경부는 대운하 건설 등을 앞두고 올해 180억원의 예산을 들여 낙동강, 한강 등 국토 5대강 수계에 대한 종합계획 마련에 나서 주목되고 있다. 지하댐 건설, 강변여과수 확보 등을 포함, 취수원의 다변화를 통해 마시는 물에 대한 항구적 대책을 마련하겠다는 의도다.
